NC 다이노스 구창모. /뉴스1 DB ⓒ News1 공정식 기자
NC 다이노스 구창모. /뉴스1 DB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연장 승부를 포함해 10이닝동안 단 1안타를 치고도 승리하는 진기록을 세운 NC 다이노스. 하지만 ‘1안타 승리’보다 더 기쁜 것은 ‘토종 에이스’ 구창모(26)가 부활의 신호탄을 쏜 것이다.

NC는 지난 15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전에서 연장 10회 승부 끝에 1-0으로 이겼다.

이날 NC 타선은 상대 마운드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상대 선발 커크 맥카티에게 7이닝 무실점으로 꽁꽁 묶인 데 이어 노경은, 서진용, 백승건으로 이어진 불펜진에게도 볼넷만 얻어냈을 뿐 시원한 적시타를 터뜨리지 못했다.

NC의 첫 안타는 연장 10회에서야 나왔다. 볼넷 2개로 만든 2사 1,2루에서 박민우가 상대 5번째 투수 최민준에게 우전 안타를 때렸다. 팀의 승리를 이끈 결승타였다.

‘1안타 승리’는 KBO리그 역대 최소 안타 승리 타이기록으로, NC는 역대 5번째로 진귀한 경험을 했다.

하지만 이날 NC엔 진기록을 쓴 것보다 더 값진 결과물이 있었다. 바로 구창모의 호투다.

이날 NC 선발투수로 등판한 구창모는 8⅔이닝동안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를 펼쳤다. 투구수 조절을 잘 한 덕에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정확히 100구를 던졌다. 오태곤을 3루수 실책으로 내보내지 않았다면 9이닝까지 책임지고 승리투수가 될 수도 있던 경기였다.

구창모는 지난해 부상 복귀로 뒤늦게 시즌을 시작했음에도 19경기 11승5패 평균자책점 2.10의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NC가 후반기 대약진을 이루며 막판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벌일 수 있었던 힘이었다.

그러던 그가 올 시즌 초반엔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시즌 전 치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는데 시즌 개막 이후까지 이어졌다.

시즌 전 WBC에 출전했던 구창모.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시즌 전 WBC에 출전했던 구창모.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그는 시즌 첫 등판이던 2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⅓이닝 7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6실점, 두 번째 등판인 8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4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4볼넷 3탈삼진 4실점(2자책)으로 두 번 모두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배트 중심에 맞아나가는 타구가 많아 홈런을 포함한 장타가 많이 나왔고 볼넷도 적지 않았다. 팀의 젊은 선발투수 송명기, 신민혁, 이용준이 약진한 가운데 구창모의 부진은 더욱 도드라졌다.

세 번째 등판마저 불안했다면 NC로서는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날 등판에서 구창모는 지난해 후반기 보여줬던 ‘언터처블’에 가까운 투구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다음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 지는 알 수 없지만, 이날 호투는 적어도 구창모가 여전히 지난 시즌과 같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낸 결과물이었다.

특히 NC는 지난 2경기에서 주전 포수 박세혁, 3루수 서호철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박세혁은 상대 외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휘두른 방망이에 머리를 맞아 1군에서 말소됐고, 서호철은 상대 투수 서진용의 직구에 헬멧을 맞아 경기에서 빠졌다.

상대적으로 야수진이 헐거워졌기에 마운드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이런 가운데 구창모의 활약은 NC에겐 ‘불행 중 다행’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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