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 버크 로스앤젤레스 관광청장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지난 17일 아담 버크(Adam Burke) 로스앤젤레스 관광청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최고 마케팅 책임자, 브랜드&마케팅 부사장, 글로벌 관광 부사장, 아시아 퍼시픽 이사 등 관광청 주요 임원진도 마크를 따라 서울로 총출동했다. 1977년 로스앤젤레스 관광청 개소 이래 청장이 한국을 직접 찾은 건 처음 있는 일이다.

LA 관광 산업에서 한국 시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아담 버크 로스앤젤레스 관광청장

3월 17일 열린 로스앤젤레스 관광청 간담회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로스앤젤레스 관광청은 지난 17일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로스앤젤레스 2.0, 새로운 로스앤젤레스’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국내 항공사·여행사·랜드사 등 주요 업계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여행플러스도 그 자리에 초청받았다. 간담회가 끝나고 아담 버크 관광청장과 단독으로 만나 1시간 동안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크는 재킷 안에 ‘LA 선셋’이 그려진 까만색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노란빛부터 주황색·보라색 그리고 청록색까지 그라데이션이 된 ‘Los Angeles(로스앤젤레스)’라는 글자가 자꾸 시선을 잡아끌었다. 적당히 격식을 차리면서도 자유로운 LA의 바이브가 마크에게서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3월 17일 열린 로스앤젤레스 관광청 간담회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마크는 ‘앤젤리노스(Angelinos, LA 현지인을 뜻하는 말)’ 그 자체였다. 로스앤젤레스의 정체성은 ‘다양성’이다. 로스앤젤레스에는 140개국에서 모인 사람들이 220개가 넘는 언어를 사용하며 살고 있다. 마크 역시 이민자 2세다. 네덜란드에서 온 어머니와 캐나다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마크의 친할아버지는 폴란드 출신이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중첩돼 형성된 로스앤젤레스의 정체성을 마크 스스로 증명하며 살고 있다.

Q 한국을 방문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팬데믹이 끝나고 로스앤젤레스 관광청은 ‘로스앤젤레스 2.0’이라는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로스앤젤레스를 알리기 위한 건데요. 팬데믹을 겪는 동안 LA는 완전히 바뀌었어요. 3년 전이 마치 10년 전처럼 느껴질 정도로 도시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현대화 프로젝트 텐더링 이미지 / 사진=로스앤젤레스 관광청

우선 지금 가장 큰 프로젝트가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현대화 프로젝트입니다. 약 150억 달러(약 19조원)을 들여 2028년 올림픽 전까지 순차적으로 공항 시설을 업그레이드하고 있습니다.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 / 사진=로스앤젤레스 관광청

최근 2년 안에 도시 곳곳에 새로운 호텔이 생겨 5000여 객실이 추가됐고요. 2021년에는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이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지난 2월에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에 슈퍼 닌텐도 월드도 오픈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에 새롭게 오픈한 슈퍼 닌텐도 월드 / 사진=로스앤젤레스 관광청

2020년 가을에 소파이 스타디움이 개장을 했는데요. 아마 한국분들께는 더 익숙하실 수도 있겠네요. BTS가 코로나 이후 첫 오프라인 콘서트를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면서 화제가 됐었죠.

소파이 스타디움 / 사진=로스앤젤레스 관광청

2022년 여성 축구팀 엔젤 시티 FC(Angel City FC)가 창단하면서 로스앤젤레스의 프로 스포츠 팀이 총 10개로 늘었습니다. 이로서 로스앤젤레스가 전미 최다 프로 스포츠팀을 보유한 도시가 됐죠.

마크는 엔젤 시티 FC 자랑을 길게 늘어놓았다. 엔젤 시티 FC는 스포츠 업계에서 여성 운동선수의 권리를 신장하고 남성과 동일한 연봉을 추구하는 축구팀이다. 나탈리 포트먼과 여성 사업가 등 3명이 구단주로 나섰고 에바 롱고리아, 제니퍼 가너, 제시카 차스테인 등 헐리우드 영화배우 등 업계 다양한 사람들이 엔젤 시티 FC를 후원한다.

엔젤 시티 FC는 단순한 축구팀이 아닙니다.

영화산업과 스포츠가 시너지를 내는 새로운 사업 모델이자

성 평등을 위한 실험적인 스포츠팀입니다.

아담 버크 로스앤젤레스 관광청장

Q 로스앤젤레스 관광청이 만들어지고 난 이후 한국을 찾은 최초의 관광청장인데요.

A 팬데믹 이후 한국 시장 비중이 커지고 있습니다. 2019년 기준 한국은 LA 방문 국가 톱 5위 안에 들지 못했는데요. 2022년 기준 5위에 올랐습니다. 2022년 LA를 방문한 한국인은 총 16만8000여 명이었는데요. 2019년 대비 약 50% 수준의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2023년 추정치는 약 25만6000명, 2024년엔 32만4000명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3월 17일 열린 로스앤젤레스 관광청 간담회 / 사진=홍지연 여행+ 기자

2016년 최고 운영 책임자(COO)로 로스앤젤레스 관광청에 합류한 마크는 2020년 관광청장 자리에 올랐다. 관광청 수장으로서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전문가와 동료의 말을 경청하고 배우는 것(Listen and Learn)”이다.

마크가 이끄는 로스앤젤레스 관광청은 소비자 조사를 기반으로 전략을 짠다. 마크의 말마따나 로스앤젤레스 관광청은 ‘데이터에 의해 움직이는(Data driven)’ 조직이다. 항공사·여행사·소비자 등 업계 포커스 그룹을 지정해 소비자 동향을 조사한 다음 지역별, 연령별 등 시장을 세분화해 전략을 세운다. 이 업무를 전문적으로 맡는 조직이 바로 투어리즘 인사이트 팀(Tourism Insight Team)이다.

아담 버크 로스앤젤레스 관광청장 / 사진=로스앤젤레스 관광청

마크는 “조사를 통해 로스앤젤레스 여행 산업을 주요 6개 분야로 나눴다. 예술·문화(Art&Culture), 스포츠·엔터테인먼트(Sports&Entertainment), 미식(Culinary&Drink), 웰니스(Wellness), 테마파크(Themepark)”라고 소개했다.

여행업계에 25년 넘게 몸담고 있는 마크는 ‘상생’을 중요시한다. 마크는 특히 지역사회와의 상생, 관광 업계 종사자들과의 상생을 강조했다.

그는 “관광업을 통해 로스앤젤레스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관광청의 최종 목표”라고 말한다. 도시가 유명해져서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져도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고 삶의 질을 헤친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책임감 있는 여행, 지속 가능한 여행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Q 2023년은 로스앤젤레스 여행 산업에 특히 중요한 해라고 들었는데요.

A​ 100주년 기념행사가 무려 5개가 겹칩니다. 로스앤젤레스 상징 중 하나인 할리우드 사인, 역대 올림픽이 두 번이나 열렸던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콜리세움, 영화 테마파크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 빌트모어 로스앤젤레스 호텔, 6대째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멕시칸 레스토랑 엘 촐로 등이 생겨난 지 올해로 100주년을 맞아요.

로스앤젤레스 상징 할리우드 사인이 올해로 100주년을 맞는다 / 사진=로스앤젤레스 관광청

할리우드 사인 설치 공식 100주년이 되는 날인 2023년 12월 8일까지 로스앤젤레스 곳곳에서 이를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가 벌어집니다.

미국 최대 규모 레스토랑 이벤트 ‘다인 LA(Dine LA)’도 올해로 15주년을 맞아요. 오는 4월 28일부터 5월 12일까지 진행하는 봄 레스토랑 위크에는 로스앤젤레스 지역 내 레스토랑 350여 개가 참여해 할인 이벤트도 벌이고 한정판 메뉴도 선보입니다.

Q 요즘 LA에서 가장 뜨는 동네는 어디인가요.

A 바이널 디스트릭트(Vinyl District)와 아트 디스트릭트(Arts District)를 들 수 있겠네요. 바이널 디스트릭트는 선셋대로 셀마(Selma) 에비뉴와 윌콕스(Wilcox) 에비뉴가 교차하는 일대를 이야기 하는데요. 이곳에 예전부터 녹음 스튜디오, 레코드 샵,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등 음악 산업이 흥했습니다. 옛 역사를 간직한 골목에 트렌디한 레스토랑과 호텔 등이 오픈하면서 로스앤젤레스 현지인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어요.

아담 버크 로스앤젤레스 관광청장은 바이널 디스트릭트를 LA에서 지금 가장 핫한 명소로 꼽았다. / 사진=로스앤젤레스 관광청

다운타운 LA에 있는 아트 디스트릭트는 말그대로 예술 특화 구역입니다. 1970년대에 예술가들의 천국이었던 아트 디스트릭트는 거리 예술가가 그린 벽화부터 전문 큐레이팅 미술관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자랑합니다.

로스앤젤레스 아트 디스트릭트 / 사진=로스앤젤레스 관광청

재밌는 건 이곳에서는 예술을 향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준급 미식경험과 쇼핑도 가능하다는 건데요. 프랑스 식당인 캄포(Camphor)는 미슐랭 스타를 받았고, 브라질 레스토랑 카보코(Caboco)는 빕 구르망 등급을 받았습니다. 그 외에도 라차차차(LA Cha Cha Chá), 걸 앤 더 고트(Girl & the Goat), 코도(kodō), 양반 소사이어티(Yangban Society), 유노미 핸드롤(Yunomi Handroll)은 미슐랭 추천 리스트에 올랐죠.

Q 마지막으로 본인만의 로스앤젤레스 힐링 명소를 추천한다면

A​ ‘한국식 목욕탕(Korean Spas)’. 코리아타운 가는 것도 좋아하는데요. 요즘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은 한국 교포들만의 공간이 아닙니다. 24시간 영업하는 가게가 많고 한국 문화가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코리아타운을 찾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늘었어요.

취향에 따라 추천을 달리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누구는 해변에 가만히 앉아 쉬는 걸 좋아하고 누구는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죠. 여행객들이 놓치기 쉬운 것이 바로 로스앤젤레스의 보석 같은 공원입니다. 나라에서 지정한 공원과 숲 등 자연을 만끽하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어요.

로스앤젤레스에서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람들 / 사진=로스앤젤레스 관광청

마크는 ‘LA 바이브’를 ‘포용력(Welcoming)’과 ‘해방감(Freedom)’, 두 단어로 설명했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한데 모여 살아가기 때문에 이방인을 배척하지 않는단다.

LA는 묘해요.

평소 할 수 없었던 일에 도전하고 누구나 원하는 걸 자유롭게 말할 수 있죠.

LA 바이브가 궁금하다면 ‘새로운 LA’를 알고 싶다면 하루 빨리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하세요.

아담 버크 로스앤젤레스 관광청장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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