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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위드 코로나’ 열풍이 고조에 달한 지난해 4대 엔터사는 역대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 하이브,JYP·SM·YG엔터테인먼트의 매출은 각각 4487억 원, 1189억 원, 2242억 원, 1480억 원이다. 영업이익은543억 원, 335억 원 53억 원, 208억 원. 올해 4분기 실적 역시 ‘맑음’으로 예상된다.

성장의 원동력은 ‘아티스트 대면’에 대한 팬덤의 수요 폭발이다. 팬데믹 공포로 시장이 혼란했던 2020년 4대 엔터사의 매출은 앨범 판매 수요에 한정됐지만, 2021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온, 오프라인 콘서트가 활성화 됐고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4대 엔터사는 너나 할 것 없이 해외 투어 돌입하는 경쟁을 벌였다. 미국, 유럽, 범아시아 현지에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공연 기획사들이 힘을 받게 된 시기이기도 하다.

美 기업이 장악한 방탄․블핑 해외 투어

대표적인 예가 세계 최대 공연 기획 제작 기업 라이브네이션(Live Nation)이다. 라이브네이션은 2017년 라이브네이션코리아(Live Nation Korea, 대표 김형일 조용배)를 설립, 글로벌 인프라를 무기로 국내 메이저급 K팝 아이돌 그룹의 해외 투어를 사실상 독점했다. 방탄소년단(BTS) 세븐틴(SVENTEEN), 뉴진스(NewJeans) 등 하이브 레이블 주요 아티스트의 해외 투어 대부분이 라이브네이션코리아를 통해 기획 제작되고 있다. YG 블랙핑크(BLACK PINK), JYP 트와이스(TWICE)의 해외 투어 주요 지역도 라이브네이션코리아를 통해 진행됐다. 4대 기획사 메이저 아티스트들의 해외 투어 기획, 제작 대부분이 라이브네이션코리아 몫이다.

방탄소년단 데뷔 사상 최대 월드 투어로 꼽히는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도 라이브네이션코리아가 기획, 제작한 월드 투어다. 성과는 놀랍다. 2021년 11월 27일부터 다음해 4월 16일까지 미국에서 총 8회 진행된 이 투어의 누적 매출액은 총 69,261,195 달러, 한화 기준 900억 원 가량이다. 누적 관객 수는 41만 3449명. 한 회 공연당 112억 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투어 마지막 지역 매출은 5,877,261 달러로 한화 기준 75억 원. 투어의 총 매출액은 975억 원, 무려 1000억 원 가량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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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네이션코리아는 글로벌 인기의 실제 지표이자 척도로 여겨지는 북미 지역 투어 기획의 강자다. 미국 기업인 라이브네이션은 현지 공연 시장에 막강한 인프라를 형성하고 있고, 이 힘은 미국 전역은 물론 유럽으로 뻗어가 로컬 공연 기획사를 압도할 정도로 막강해졌다. 미국, 유럽 투어에서 유독 라이브네이션코리아의 이름을 많이 볼 수 있는 이유다. JYP도 라이브네이션코리아와 협업하는 주요 K팝 기획사 중 하나다. JYP 메이저 아티스트인 트와이스,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의 월드 투어를 라이브네이션코리아에 맡겼고, 최근에는 별도의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ITZY(있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 XH), NMIXX(엔믹스) 등 신인 그룹 투어 역시 이들과 함께 한다.

라이브네이션에 대한 국내 엔터 기업들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로컬 공연 기획사들의 입지는 좁아지는 현실이다. SM의 경우 관계사인 공연기획사 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리미티드(드림메이커)를 통해 공연 및 투어를 제작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산하 스타십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엔터 관계사인 쇼노트와 관련 협업을 진행 중이지만 K팝 시장 매출 절반 이상이 방탄소년단 소속 하이브에서 발생하는 만큼 드림메이커나 쇼노트와 같은 일명 ‘토종 기업’들에 비해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환경이 유리하다.

라이브네이션 한국지사, 곤두박질 수익

결국, 기업의 가치는 매출과 수익으로 평가된다. 글로벌이든 토종이든 공연 제작사의 기준도 마찬가지. 라이브네이션코리아는 K팝 주요 아티스트 대부분이 이들을 통해 해외 투어를 진행하는 만큼 이들의 매출 기록은 중요하다. K팝 아티스트들이 해외 공연 시장에서 갖는 실제적 입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되는 까닭이다. ‘티켓 오픈 0분 만에 매진’과 같은 뉴스들이 익숙한 요즘이지만, 공연의 성패를 가르는 실질적 성과는 영업 이익에 달렸다.

본지는 ‘위드 코로나’를 기점으로 공연 수요 심리가 폭발한 2021~2022년을 기준, 수혜를 입은 주요 공연 기획제작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 등을 살펴봤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드림메이커, 쇼노트, 애플오브크리에이티브 주요 4개 공연 기획사가 대상이다.

이하는 4개 공연 기획사 재무제표를 비교, 분석한 결과값이다. 눈에 띄는 것은 이들 중 유일하게 라이브네이션코리아만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적자 폭도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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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 해외 투어도 빌리 아일리시 안 통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나 – 적자 또 적자
★300억 7640만원(매출액) – 300억 6880만 원(매출원가) = +7500만 원

1. 라이브네이션코리아 홀로, 3년 연속 적자다. 쇼노트, 에플오브크리에이티브는 각각 20년, 20~21년 적자를 기록했으나 공연 수요가 정점에 달한 지난해 흑자 전환 됐다. 대게는 21년부터 눈에 띄게 매출이 회복세를 보였지만, 라이브네이션코리아는 공연 수요가 절정에 달한 지난해 오히려 역대 가장 높은 적자(-31억 4600만원)를 기록했다. 같은 해 타사들은 모두 흑자 행진. 쇼노트는 315억 원, 드림메이커는 372억 원, 애플오브크라이에이티브는 252억 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1-1. 지난해 라이브네이션코리아는 어떤 공연을 기획, 제작했을까. 방탄소년단 월드 투어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다. 투어 매출은 1000억 원 가량. 하이브와 배분한 수익이 한국 지사 매출에 반영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확인 결과 하이브는 방탄소년단 월드 투어와 관련한 계약을 라이브네이션코리아, 한국 지사와 직접 체결했다는 건 파악할 수 있었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는 같은 해 영탁의 국내 콘서트도 진행했다. 영탁의 소속사에 따르면 해당 콘서트 티켓은 올 매진. 내한 공연 제작은 빌리 아일리시, 마룬파이브 등이다. 글로벌 슈퍼 스타들의 내한 러시에도 불구, 결과값은 또 ‘적자’다.

1-2. 라이브네이션코리아는 비교사들 중 매출 원가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몸값이 높은 슈퍼스타를 주로 섭외하는 만큼 높은 개런티가 반영될 수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타사에 비해 높은 비율이다. 2020년 매출 원가 비율은 93%, 2021년 91%다. 지난해 매출 원가는 무려 99.8%에 근접했다. 그 해 라이브네이션코리아의 매출은 307억 4400만 원, 매출 원가는 306억 8800만 원이다. 공식은 이렇다. 300억 7640만원(매출액) 300억 6880만 원(매출원가) = 7500만 원. 1년 사업의 결과물 7500만 원이다.

‘만년 꼴찌’ 라이브네이션코리아의 쿨한 연봉+보너스
경영진 “매출에 따라 보너스까지 줬다” – 적자에도 오른 임금
★+7500만 원(매출총이익)+영업외이익±법인세·인건비= -31억 46억 원

2. 매출이 줄면 기업은 허리띠를 조른다. 인건비 등 판관비 절약에 돌입한다. 의아하게도 라이브네이션코리아는 적자 행진에도 불구, 인건비가 상승했다. 이들의 인건비는 타 사 대비 2배 가량 높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억 원도 남지 않은 큰 적자가 예상됐지만 이들의 인건비는 전년 동기 대비 10억 원이나 오른 30억 3000만 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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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고연봉, 인센티브 제도, 그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핵심은 라이브네이션코리아가 3년 내내 적자를 기록했다는 사실에 있다. 타사들이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한 2022년, 라이브네이션코리아는 방탄소년단이라는 무기를 손에 쥐고도 가장 높은 적자를 기록했다. 감당 못할 스타 개런티 문제든, 미국 본사와의 계약 구조 문제든 적자 원인을 찾는 일은 차치하더라도, 라이브네이션코리아의 과도한 인건비 지출은 일반적인 경영 방식과 다르다.

2-2. 경쟁군 타사와 비교하면 이들의 인건비 지출이 얼마나 높은지 명확히 알 수 있다. 20년부터 22년까지(이하 동일 기준) 드림메이커의 평균 인건비는 3.7%, 쇼노트는 11.6%, 애플오브크라이에이티브는 14.7%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의 평균 인건비는 32.9%에 달한다.

2-3. 연봉을 평균으로 비교해 봤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의 평균 인건비는 23억 8300만 원이다. 드림메이커는 9억 6700만 원, 쇼노트는 15억 6500만 원, 애플오브크라이에이티브는 3억 5200만 원이다. 홀로 3년 연속 적자를 본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연봉 만큼은 확실히 챙겼다. 가장 큰 적자를 본 해, 가장 높은 연봉을 챙겼다.

2-4. 중요한 건 인건비 비율이다. 누가, 얼마를 챙겼느냐다. 2020년 라이브네이션코리아가 등록한 직원수는 총 13명. 그해 인건비는 총 21억 4600만 원이다. 올해 라이브네이션코리아가 공개한 직원 인건비는 4000~ 6000만 원 사이. 구직 사이트에 등록된 라이브네이션코리아의 연봉 평균을 찾아봤다. 대부븐 3~4000만 원 사이가 많았으나, 오류를 우려해 적시된 연봉 중 가장 6000만 원을 평균 연봉으로 적용해보자. 직원 13명*6000만 원=7억 8000만 원이다. 남은 인건비는 누구의 몫이 됐을까.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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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몰랐다는 라이브네이션코리아 경영진
김형일 대표 “적자? 우리가 아는 사실과 달라”

본지는 라이브네이션코리아 김형일 대표에게 타사 대비 적자에도 불구 상승한 인건비에 대해 물었다.

기자: 3년 연속 적자를 보고 있는데. 매출 원가에 무엇이 포함된 것인가.

김 대표: 어떤 정보를 봤는지 모르겠다. 재무팀에 확인해보겠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르다. 밖에(재무제표)를 올리는 경우는 없는데.

기자: (라이브네이션코리아가 직접 등록한) 재무제표를 사��고 드리는 질문이다. 매출 원가가 유독 높아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인건비도 높은 편이다. 내역을 알 수 있나.

김 대표:그 한 해 매출에 따라서 보너스도 나가고 인센티브도 나간다. 올해 보너스도 직원들에게 다 줬다. 지금 말씀하신 내용(적자)과 다르다.

기자: 그럼 등록된 재무제표가 틀렸다는 얘기가 되는데.

김 대표 A: 확인해보겠다.

김 대표와의 통화 내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 사실은 두 가지. ▶기업의 수장인 대표가 적자 사실을 모르고 있다. 오히려 반대로 알고 있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는 직원들에게 올해 보너스를 지급했다는 사실이다. 본지 질문을 재무팀에 확인하겠다고 답변했지만, 피드백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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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배 대표 “적자는 맞지만, 고입금이 왜 문제인가?”
“인건비 내역, 매출 원가 등은 본사 동의 없이 공개 못 해”

라이브네이션코리아의 또 다른 수장, 조용배 대표에게도 동일한 질문을 했다.

기자: 김 대표가 재무제표가 틀렸다고 밝히는데, 그럼 회사(라이브네이션코리아)가 잘못된 재무제표를 올렸다는 얘기가 되는 게 아닌가.

조 대표: 재무제표가 틀린 건 아니다.

기자: 보너스도 나눠 줬다고 하던데.

조 대표: 맞다. 직원들에게 줄 것은 줘가며 했다.

기자: 매출 원가가 타사에 비해 높다. 90%가 넘는 경우가 드문데 매출 원가에 무엇이 포함된 것인가. 계속 적자임에도 인건비가 오른 까닭이 궁금하다.

조 대표: 글쎄. 재무제표가 눈 앞에 있는 것도 아니고, 답을 드릴 수 있는 내용이 별로 없다.

기자: 사실상 3년 연속 영업 이익이 전무한데 인건비 지급이 가능한 것인가. 자금이 어디서 충당되는 것인가.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나.

조 대표: 회사가 어렵다고 인건비를 안 주는 회사가 있나. 저희 회사 직원들은 영어를 잘 해야 한다. 읽고 쓰고 말해야 한다. 또 출장도 많다. 우리 회사 직원들은 스펙이 높아서 일반적인 케이스로 비교하긴 좀 그렇다. 글로벌 회사에 대한 기대치도 있고, 다른 곳보다 (급여를) 적게 주고 있지 않다. 다른 회사 인건비가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인건비가 높은 게 문제가 될 수는 없지 않나.

기자: 그렇다면 직원 수가 몇 명인지 알 수 있나.

조 대표: 우리 회사는 질문에 답변을 하려면 굉장히 많은 체인을 거쳐야 한다. 호주의 커뮤니케이션 부서도 거쳐야 하고, 영어로 문의해야 한다. (기자가) 질문도 영어로 주셔야 한다. 그래서 제가 지금 답할 수 있는 부분은 없는 것 같다.

기자: 재무제표가 틀리다는 김 대표의 말은 흑자를 봤다는 뜻이 될 수 있는데.

조 대표: 아니다. 등록된 재무제표가 맞다. 외부 회계 감사를 통해 나온 숫자들이고, 본사에도 보고 됐다. 각종 채널을 통해 보고했다.

조 대표와의 통화에서 알 수 있는 것 두 가지. ▶등록된 재무제표가 맞다. ▶적자는 봤지만 고임금과 보너스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 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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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표의 말이 맞다. 직원에게 입금을 주는 건 전혀 문제될 게 없다. 목표를 달성하고 동료와 나눴다면 경영진의 말대로 글로벌 기업의 위상에 걸맞은 환경을 지닌 회사다. 궁금한 건 ‘만년 적자‘ 라이브네이션코리아의 인건비 자금 조달의 출처다. 조 대표는 인건비 자금을 어떻게 충당, 운용했는지에 대해서는 ’본사 피드백‘을 이유로 답하지 않았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의 자산총계는 동종 업계에 비해 현저히 낮다. 공연계가 패닉 상태에 빠진 2020년 자본총계는 7억 7380만 원이다. 반면 공연 시장이 호황을 누렸던 지난해 자본총계는 3억 8009만 원으로 크게 줄었다. 같은 해 경쟁사들은 흑자와 동시에 자본총계도 늘어나 금고가 탄탄해졌다.

굴지의 K팝 아티스트 해외 투어 제작을 도맡는 라이브네이션코리아의 주머니는 초리하다. 혹 재주는 K팝 아티스트와 한국 지사가 부리고, 떡은 (한 개도 남김 없이)본사가 챙기는 걸까. 아니라면, 현 라이브네이션의 재무상태가 말해주는 건 K팝 아티스트의 해외 투어 성과를 향한 찬사가 허울 뿐이라는 뜻이 된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창구에는 수수께끼가 가득하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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