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이하 ‘고거전’)을 둘러싼 원작자와 제작진의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배우 김혁이 심경을 밝혔다. 김혁은 극중 거란의 황제 야율융서를 연기하고 있다.

‘야율융서’ 역을 맡은 배우 김혁 /KBS2 제공

김혁은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제 기습한파로 참 추워졌다”라며 “그런데 추위보다 더 마음이 추워지고 있다, 며칠 사이 온라인 기사들과 SNS 등에 자희 작품에 대한 갑론을박, 여러 반응 (때문)”이라며 현재 드라마를 둘러싼 논란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이어 그는 “너무 답답해 솔직하게 제 의견을 말하면, 드라마다. 역사적 고증을 토대로 만든 100% 역사 고증 프로가 아니다”라며 “고증을 토대로 재창조해 드라마로 만들어가는 하나의 작품으로 봐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원작 작가와 드라마의 연출 감독, 대본 집필 작가의 의견 충돌과 대립으로 서로간의 입장차이가 있다”며 “이런 상황이 이해가 안 된다는 것보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드라마가 끝나지도 않고 진행 중인데 큰 혼란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뼈를 스치는 추위 속에서도 ‘고거전’ 촬영을 감행하고 있다. 부탁드린다. 작품으로 봐달라”며 “지난해 5월부터 지금까지 저희가 촬영을 해나가는 가장 큰 이유는 시청자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드리기 위함이다. ‘대하드라마’로써 정말 고생하면서 열심히 만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솔직히 이런 상황에 저희 배우들도 맡은 역할에 몰입하기에 마음이 무겁다”고 덧붙였다.

이어 ‘고거전’은 1회 방송부터 시작 전 “본 드라마는 역사적 인물 및 사건들에 상상력을 더해 재창조한 이야기이며 실제 역사 기록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등의 내용이 안내된다고 설명했다.

단 김혁은 “비판하시나 욕을 하셔도 감수하겠다”며 “수신료를 받아 제작하는 공영방송 50주년을 기념해 국민 여러분에게 재미와 감동을 드리고자 만들어가는 드라마다. 힘들어도 끝까지 좋은 작품을 위해 ‘고거전’ 팀원들은 열심히 만들어 갈 거다. 더 넓은 마음으로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했다.

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 메인 포스터 /KBS2 제공

최근 최고 시청률 10%(닐슨코리아 기준)를 찍는 등 순항하던 고거전은 원작의 왜곡과 작품의 진행을 두고 원작자와 제작진의 갈등이 본격화됐다.

해당 논란은 지난 14일 방영된 18회부터 불거졌다. 작 중에서 현종(김동준)은 자신의 지방개혁에 반대한 강감찬과 갈등을 빚었다. 강감찬은 김은부(조승연)가 호족들의 자식을 징병에서 빼돌렸다며 그를 탄핵했지만, 사실 현종은 이를 알고도 묵인하고 있었다.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에서 강감찬은 멈추지 않고 현종에게 주장했다.

작 중 현종의 낙마를 그린 장면/ KBS2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 방송 캡처.

김은부의 탄핵을 두고 갈등이 심해지자 현종은 강감찬에게 개경을 떠나라 명하고 분노를 삭이지 못해 강감찬의 목을 조르려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방송 말미에는 현종이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수레를 피하려다 낙마 사고를 당하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작 중 전개에 대해 아쉬움을 느꼈다. 현종이 전쟁을 대비해 개혁을 펼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지 못하였다는 평이 다수였다.

특히 방송 말미 강감찬과 갈등을 빚은 현종이 분을 참지 못한 채 말을 몰다 낙마 사고를 당하는 장면에 대해 “실제 역사에서 벗어난 막장 급 전개”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고거전의 원작을 집필한 길승수 작가는 지난 15일 자신의 블로그에 “드라마가 3류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한다”며 “아직 늦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역사대로 극본이 흘러가기를 기원한다. 내 개인적인 생각은, 원작은 무시해도 되는데 대하사극인 만큼 역사는 무시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 점이 참 아쉽다”고 극렬하게 비판했다.

이후 지난 23일 ‘고려거란전쟁’의 대본을 집필한 이정우 작가는 드라마에 대해 “고려사를 기반으로 처음부터 다시 설계된 이야기”라며 “원작에 기반하지 않은 별개의 작품”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하지만 그 후에도 길 작가가 제작진 측에서 보조작가가 할 일을 요구했다는 폭로에 나서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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