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건 불가능했다. ‘매니저 대리자수, 메모리 카드 파쇄, 소속사 대표’의 거짓말까지 김호중이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하기 전까지 열흘 동안 벌인 일이었다. 여기에 콘서트 강행으로 인한 피해와 대중의 괘씸죄는 김호중을 더욱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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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은 지난 9일 밤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중앙성을 침범해 맞은 편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후 도주했다. 현장을 벗어난 김호중은 소속사 직원과 통과한 뒤 경기도의 한 호텔로 이동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약 2시간이 지난 후 김호중의 매니저가 김호중이 당시 입고 있었던 옷까지 갖춰 입고 경찰서를 찾아가 자신이 운전 했다고 자수했다. 김호중은 사고 17시간 만인 10일 오후 4시 30분쯤 경찰에 출석, 경찰 조사 끝에 본인이 운전한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음주운전은 부인했다.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는 “현장에 먼저 도착한 다른 한 명의 매니저가 본인의 판단으로 메모리 카드를 먼저 제거했고, 자수한 것으로 알려진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꼭 뺏어서 바꿔 입고 대신 일 처리를 해달라고 소속사 대표인 제가 부탁했다”라면서 해명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김호중이 심각한 공황으로 사고 처리를 하지 못했으며 절대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후에도 음주운전 의혹이 제기 될 때마다 “절대 술을 마시지 않았다”라고 거듭 주장했다. 또한 검찰총장 대행 출신 변호사를 선임했다.

특히 김호중은 사건이 조사 중이고, 의혹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18알과 19일 경남 창원시에서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콘서트를 예정대로 강행했다. 콘서트 무대에서도 김호중은 “진실을 밝혀질 것”이라고 팬들에게 거짓말을 했다.

김호중이 음주운전을 인정하기까지 거짓말로 둘러댄 것을 일일이 세기도 힘들 정도다.

자충수에 빠진 김호중을 향한 후폭풍은 거셌다. KBS 교향악단이 23~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 앤 프리마돈나’에 함께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이 공연은 주최로 이름을 올렸던 KBS가 김호중의 사고 이후 주관사 측에 대체 섭외자를 요구했고 원래대로 공연할 경우 KBS 주최 명칭 및 로고 사용 금지를 요청한 바 있다. 환불 요청이 이어지며 콘서트가 취소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취소되면 김호중은 위약금을 물어내야 한다.

지지하던 팬들마저 김호중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며 외면하기 시작했다.

그 동안 한 순간의 실수로 사건 사고에 휘말린 연예인들은 많았다. 앞서 김새론이 2022년 5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변전함과 가로수를 여러 차례 들이 받는 사고를, 신화 신혜성은 만취 상태에서 다른 사람 소유의 차량을 운전하고, 경찰의 음주 측정을 거부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외에도 이루, 배성우 등이 음주운전 혐의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물의에 책임을 지려는 행동이 아닌, 뻔뻔하게 변명과 거짓말들을 늘어놓으며 대중을 기만하지는 않았다. 이번 김호중과 생각 엔터테인먼트의 비상식적인 언행들은 기만의 나락이 어디까지인지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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