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커플 대거 등장시키며 궁금증 높인 ‘빨간풍선’ 11.6%로 마무리

드라마 '대행사'
드라마 ‘대행사’

[JT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배우 이보영이 능력 하나로 회사의 유리천장을 뚫는 JTBC 드라마 ‘대행사’가 16%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27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30분 방송된 ‘대행사’ 최종회 시청률은 16.0%(비지상파 유료가구)로 집계됐다.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최종회에서는 고아인(이보영 분)과 CV그룹의 막내딸 강한나(손나은)의 마지막 대역전극이 펼쳐졌다.

고아인을 못 잡아먹어 안달이었던 최창수(조성하)는 제 꾀에 자기가 빠져 회사에서 쫓겨났고, VC그룹의 주주총회 단상에 선 강한나는 고아인의 가르침대로 오빠이자 VC그룹 부회장인 강한수(조복래)의 비리를 폭로하며 그를 끌어내렸다.

고아인은 그토록 바라던 VC기획 대표 자리에 올랐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독립 대행사를 차리며 새로운 출발을 했다.

‘대행사’는 오랜만에 나온 정통 오피스물을 ‘여자’, ‘지방대’라는 한계를 깨부수는 히어로물로 변주시키면서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지독하리만큼 워커홀릭인 고아인은 회사에서는 능력 있지만, 집에서는 약 없이는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피폐한 삶을 살아가는 멋있으면서도 짠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샀다. 보통 오피스물에서 능력 있는 주인공은 부러움의 대상으로 그려지지만, 고아인은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인물이 아닌 이를 악물고 버티는 인물로 동질감을 끌어냈다.

고아인을 연기한 이보영은 철갑을 두른 듯 차갑고 냉정하면서도 그 안은 상처투성이인 여린 아이 같은 모습을 오갔다. 특히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도 당당한 태도와 말투로 극의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해갔다.

또 드라마는 회사 내에서 학연 등으로 이어진 이들끼리의 줄타기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오너 일가의 주도권 싸움, 계열사 일 몰아주기 등 현실 문제들을 반영하면서도 믿을만한 상사와 동료애를 녹여내며 군데군데 뭉클한 감동 포인트를 살렸다.

다만 고아인을 괴롭히는 이들이 ‘절대 악’처럼 평면적으로 그려지면서 전체 이야기가 선과 악의 대립으로 다소 밋밋하게 흘러갔다는 반응도 나왔다.

드라마 '빨간풍선'
드라마 ‘빨간풍선’

[TV조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전날 오후 9시 10분 방송된 TV조선 드라마 ‘빨간풍선’ 최종회도 11.6%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최종회에서는 얽혀있던 인물들은 극으로 치달은 갈등을 폭발시킨 뒤 서로에 대한 미움을 조금은 내려놓으며 각자 평화로운 삶을 선택했다.

한바다(홍수현)에게 상간녀 소송을 당한 조은강(서지혜)은 처절하게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섬마을로 내려갔다. 유학길에 오른 한바다는 보석디자이너로 다시 성공을 거뒀다. 지남철(이성재)은 조은산(정유미)을 마음에 묻은 채 가족에게 돌아갔다.

‘수상한 삼형제’, ‘왜그래 풍상씨’ 등 KBS 가족드라마를 이끌어온 문영남 작가가 TV조선에서 주말 미니시리즈로 선보인 ‘빨간풍선’은 불륜 커플들을 대거 등장시키며 얽히고설킨 이야기로 분노를 유발하면서도 궁금증을 자아냈다.

부잣집 딸에 성공한 커리어우먼인 한바다와 가난한 집에서 가장 노릇을 해야 하는 조은강의 대조된 환경은 각 캐릭터에 대한 몰입감을 만들어냈다. 캐릭터에 감정 이입해 상대방의 잘잘못을 따지고 욕하는 재미가 드라마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무엇보다 가족극으로서 다양한 처지에 놓인 캐릭터들과 이를 맛깔스럽게 살린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다.

주연 홍수현과 서지혜는 우정과 증오 사이를 오가며 팽팽하게 대립해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조은강의 부모로 분한 정보석과 이보희는 억척스러운 생활 연기로, 윤주상과 윤미라는 한바다의 시부모로 얄미우면서도 능글맞은 연기로 현실감을 더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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