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소재 영화 ‘멍뭉이’·신스틸러 고양이 등장하는 ‘소울메이트’

“동물에 대한 대중 관심 높아져…제작과정 공개도 고려 해야”

영화 '멍뭉이'
영화 ‘멍뭉이’

[키다리스튜디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지난해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이 출연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인 뒤 농림축산식품부는 영화·드라마·광고 등에 등장하는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안내 지침을 마련했다.

그런 가운데 동물을 특별히 배려하며 제작한 영화 ‘멍뭉이’와 ‘소울메이트’에 관심이 쏠린다.

영화계 관계자에 따르면 동물을 주요 역할로 내세운 두 작품은 출연 동물을 위한 안전 수칙을 자체적으로 세우는 등 동물 보호를 우선순위에 두고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본 감독의 경험도 영화 곳곳에 녹아있다.

1일 개봉한 ‘멍뭉이’는 감독이 세상을 떠난 자신의 반려견을 위해 만든 작품이다.

사촌 형제 민수(유연석 분)와 진국(차태현)이 반려견 루니의 새 가족을 찾기 위해 나서는 여정을 그린다. 두 사람은 안락사 위기에 처한 유기견, 학대당하는 강아지 등 돌봄이 필요한 존재를 계속 마주한다. 멍뭉이’라는 영화 제목이 보여주듯 이 작품에서 강아지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다.

영화 '멍뭉이'
영화 ‘멍뭉이’

[키다리스튜디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감독과 배우들은 제작보고회·인터뷰 등에서 견공의 안전을 우선하며 촬영했다고 입을 모았다. 김주환 감독은 자신이 원했던 그림보다 강아지의 행복과 안전을 중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배우들은 함께 연기할 견공들과 친밀감을 쌓기 위해 촬영 전부터 훈련소를 찾아 자주 시간을 보냈으며, 출연 동물의 스트레스 방지를 위해 촬영장에서는 전문가와 배우를 제외한 스태프의 강아지 접촉을 금지했다. 촬영 시간도 동물의 컨디션에 따라 최대 30분으로 제한했다.

‘멍뭉이’에서 출연 동물을 담당한 권순호 퍼펙트독 동물에이전시 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차량이나 숙소 등도 저희 것을 최우선시하며 배려받았고 그 덕에 무탈하게 촬영을 마쳤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태종 이방원’ 사태 이후 동물 보호와 관련한 현장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면서 “‘멍뭉이’를 포함해 강아지가 나오는 다른 작품에 여러 편 참여했는데 수칙이 더 엄격해졌다. 마음은 아프지만, 그 사건이 큰 교훈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소울메이트'
영화 ‘소울메이트’

[스튜디오앤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5일 개봉하는 ‘소울메이트’에서는 고양이가 신스틸러로 나선다. 주인공 미소(김다미)와 하은(전소니)은 한 새끼 고양이에게 엄마라는 이름을 붙이고 함께 생활한다. 엄마는 10여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두 사람의 관계가 변화하는 과정을 묵묵히 바라본다.

연출을 맡은 민용근 감독은 제작보고회에서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고 밝히며 “제가 혼자 있거나 힘들 때 가만히 바라봐주는 눈빛에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 영화에서 이 친구들이 살아가는 긴 시간을 묵묵히 지켜봐 주는 존재가 있었으면 해서 (고양이를) 출연시켰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민 감독의 제안에 따라 고양이에게 다가가는 법과 주의해야 할 사항 등을 담은 6가지 수칙을 만들었고 이를 준수하며 촬영에 임했다.

영화 '소울메이트' 고양이 관련 촬영현장 수칙
영화 ‘소울메이트’ 고양이 관련 촬영현장 수칙

[스튜디오앤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멍뭉이’와 ‘소울메이트’에는 유기 동물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멍뭉이’는 유기견 보호소의 열악한 환경을 하나의 에피소드로 그려냈으며, ‘소울메이트’는 어린 미소와 하은이 비 오는 날 종이박스에 담겨 버려진 고양이를 구조하는 내용을 담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런 작품에 대해 “반려 (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천만 명을 넘을 정도로 저변이 굉장히 넓어진 만큼 사람 사는 이야기에 동물이 나오는 게 더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면서 “반려동물을 키워본 이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중요한 건 동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작 과정에 대한 궁금증도 커진 측면이 있다”면서 “(관련 콘텐츠의) 제작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도 필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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