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 하수나 기자] 배우 민경진이 가난한 연극배우 생활을 하다 아내와 이혼 후 홀로 시골 살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16일 MBN ‘특종세상‘에선 배우 민경진이 12년 째 홀로 시골에서 지내는 사연이 공개됐다. 연극무대는 물론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출연작만 100편이라는 민경진이 시골 마을에서 살고 있는 근황이 포착됐다.

그의 집에는 직접 담근 장아찌가 담긴 장독이 가득했다. 장아찌에 진심인 그는 먹거리에 대한 관심으로 약초공부까지 했을 정도. 촬영이 없는 날에는 장아찌를 담가 지인들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이웃들과 장아찌를 만들어 나누는 이유에 대해 그는 “지독하게 슬프다면 슬픈 현실이 있었다. 밥을 먹을 수도 없고 그러면 수돗물 마시고 배가 좀 차면 다시 스튜디오 들어가서 연습했다. 신문지 조각을 씹고 그게 고기라고 생각하고 먹었다”라고 가난한 연극배우였던 시절을 떠올렸다. 연극배우인 아들과도 통화에 나선 그는 “공연 없으면 연극배우는 쉬는 게 아니라 충전이 시간이야. 떳떳하게 살아! ”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연기를 위해 가정을 지키지 못했다고 털어놓은 그는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게 된 이유에 대해 “아내와 인연으로 결혼을 하게 됐다. 기적 같은 결혼이었다. 나를 구제해줬는데 환경이란 게 돈을 못 벌지 않나. 아내에게 ‘내게 돈 이야기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가 생활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예술이 뭔지 모르는데 막연하게 예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연기를 했던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부족한 수입과 객지로만 떠도는 배우생활에 지친 아내와 결국 이혼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얼마 후 그는 추억의 장소인 서울 대학로를 찾았다. 특별히 아끼는 후배의 공연을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그가 만난 사람은 다름 아닌 아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연극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아들 민들샘 씨에게 “아들 잘하고 있다. 존경스럽다”라고 흐뭇한 아빠마음을 드러냈다. 

아들은 “하지 말라던 연극하고 있는데 어떠시냐”라고 물었고 민경진은 “오늘 너무 잘했다. 난 네가 이렇게 연기 잘하는지 몰랐다”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아들은 “아빠는 솔직히 내 연기보고 못한다고 한 적 없다. 아빠도 냉정하게 보지 못한 거다”라며 고슴도치 아빠임을 드러냈다. 그러나 민경진은 “아들이라서 잘한다고 하는 게 아니라 선배 배우로서 이야기하고 있다. 앞으로 즐겁게 살아”라고 아들의 앞길을 응원했다. 

민경진 역시 연기의 길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금도 1인극 연극을 위해 맹연습 중이라는 민경진은 “저는 죽은 게 아니지 않나.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지금도 꿈을 꾸고 있는 젊은이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하수나 기자 mongz@tvreport.co.kr / 사진 = ‘특종세상’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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