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망한 수준”…대기업 월급 받던 ‘배달 라이더’들이 배달 중단한 이유는?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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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달 라이더와 관련한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며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배달의민족 노동자들은 어린이 날에 파업 예고하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대기업 월급 받던 라이더들…”직장 그만두고 왔는데”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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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부터 배달 라이더는 고액 월급을 받는 직업으로 급부상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 라이더의 수입도 덩달아 높아진 것입니다. 그러나 한때 대기업 월급 못지않은 받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불과 3년 사이 ‘망한 수준’이란 소리를 듣게 됐습니다.

2022년 정권 교체 이후 하반기부터 코로나 엔데믹,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접어들며 배달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소비자들이 배달앱을 이용한 거래액이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1월 음식 서비스 배달 분야 거래액은 2조 2,295억 원으로 2022년 같은 기간보다 8.3% 줄어들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는 양상을 보이자 배달 수요는 아주 뚜렷하게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최근 빅데이터 플랫폼이 발표한 2023년 3월 배달앱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는 총 2,897만 명으로 직전 달 2,922만 명에서 20만 명 이상이나 줄었습니다. 지난 2023년 1월 이용자 수 3,021만 명보다 무려 100만 명이나 줄어든 것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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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시기 집에서 식사하기 위해 배달앱을 이용하던 소비자들이 치솟은 배달비에 염증을 느끼고 속속 떠나고 있습니다. 이전까지 2,000원 안팎이던 배달비가 최근 5,000~6,000원, 심할 경우 1만 원까지 올랐습니다.

이에 배달 라이더들은 앓는 소리를 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일 시기에 한 달에 20일 이상 출근해 월 소득이 500만 원 이상까지 올랐던 라이더는 “이제 일거리가 없다”고 토로할 정도였습니다. 이들 가운데 몇 명은 고수익을 올릴 수 있어 기존 직장까지 관두고 왔지만, 1~2년 만에 떠나야 했습니다.

라이더들의 이탈은 실제 통계로도 잡혔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배달 라이더가 속한 운수 및 창고업 취업자 수는 2023년 2월 기준 162만 2,000명으로 2022년 같은 기간 대비 4만 4,000명이 감소했습니다.

유튜버 '딸배헌터'
유튜버 ‘딸배헌터’

남아 있는 라이더들의 고충은 이걸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딸배 헌터’의 등장으로 빠른 시간 안에 배달을 완료해야 하는 라이더의 질주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딸배 헌터는 교통법규를 우습게 아는 전국의 불량 ‘딸배’를 참교육하는 유튜버인데, 헬멧도 번호판도 없이 인도 주행과 역주행까지 불사하는 배달 라이더들을 신고해 금융 치료를 선사하며 유명해졌습니다. 딸배 헌터의 신고로 배달업을 그만둬야 했던 라이더들도 부지기수입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자영업자와 소비자 사이에 껴서 배달비 받아먹는 플랫폼이 제일 나쁜데 피해는 라이더까지 다 입네”, “라이더들은 안됐지만, 소비자가 더 많이 주문한다고 끝날 일이 아닌 듯”, “지인이 라이더였는데 이제는 택시기사 한다고 하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배달료 올릴 거니 음식값 올리라더라”…배달 플랫폼의 갑질

배달의 민족 / 온라인 커뮤니티
배달의 민족 / 온라인 커뮤니티

한 배달대행사가 가맹 식당 측에 “배달료를 인상할 테니 음식값을 올리라”는 ‘갑질’을 자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고물가에 배달비까지 함께 치솟으면서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는 분위기입니다.

2023년 2월 7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자영업자가 이같은 갑질을 당했다며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 호소한 글을 캡처한 사진이 공유됐습니다.

이에 따르면 자영업자 A씨는 “모 배달대행사에서 배달료를 1.5배 인상해 일반 배달을 그만두려고 한다”고 운을 뗐습니다. A씨는 일반 배달팁을 2만5000원으로 설정해뒀습니다. 고객들의 일반 배달 주문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입니다.

A씨는 “배달대행사에서 배달료 올린다고 음식값을 올리라는데,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인가 싶다”며 “음식 가격을 배달대행사에서 측정한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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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대기업처럼 1개 배달을 한 집만 가는 것도 아니고, 몇 군데를 돌아다녀서 음식 다 식게 하고 음식 컴플레인은 매장에서 다 감수해야 하는 이런 갑질 배달대행사를 그만두려고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자영업자들은 높아지는 배달료에 배달을 포기하는 실정이지만, 배달 기사들 역시 배달 플랫폼의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 결정으로 실질 수입은 줄어들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배달업계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는 각 가맹점주가 정하는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배달의민족은 현재 단건 배달 중개수수료로 음식값의 6.8%, 배달비 6000원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쿠팡이츠는 중개 수수료 9.8%, 배달비 5400원(일반형 기준)입니다. 배달비는 음식점주 선택에 따라 소비자와 분담합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2023년 3월 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배달플랫폼(배달앱)과 입점 외식업체와 상생을 도모하는 자율규제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영업이익 4200억 배민, 기본 배달료는 9년째 3000원 동결”

SBS
SBS

한편 배달전문업체 ‘배달의민족’ 노동자들이 기본배달료 인상을 요구하며 어린이날인 2023년 5월 5일 파업을 예고했습니다.

배달 플랫폼 업체 ‘배달의민족’ 라이더들과 사무직 직원들이 “사측이 이윤을 나누지 않고, 직원들을 차별한다”며 공동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배달 플랫폼 업체에서 라이더와 사무직이 공동행동에 나선 것은 처음입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은 2023년 4월 19일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조는 우아한청년들(배달의민족 배달서비스 운영사)과 라이더 15차례, 사무직 25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했지만 사측은 ‘수용 불가’ 입장만 고수했다”며 “24일부터 27일까지 찬반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노조는 회사 측이 막대한 이윤을 벌었는데도 기본배달료를 9년째 3000원으로 동결 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노조는 “배달의민족은 점유율 70%의 사실상 독점기업이고 2022년 영업이익이 4200억원”이라고 했습니다.

노조는 기본배달료 4000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고객의 배달비를 올려서 기본배달료를 올리라는 것이 아니라, 사측이 업주에게 받는 배달비 6000원에서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료 비율을 높이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서울·경기·인천은 기본배달료가 3000원이지만 다른 지역은 2600~2800원인 점도 차별적이라고 했습니다. 노조는 ‘알뜰배달’을 두고도 기존 기본배달료와 동일한 배달료를 라이더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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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직 직원들은 우아한청년들의 ‘주 35시간 근무제’가 차별적으로 적용된다며 시정을 촉구했습니다.

우아한청년들이 지역지점을 폐쇄하며 일부 사무직은 본사로 이동해 주 35시간 근무를 적용받았지만, 같은 업무를 하는 또 다른 사무직들은 인근 ‘세기빌딩’ 등으로 옮겨가 주 35시간 근무에서 예외가 됐다는 것입니다.

배달의민족에서 새롭게 도입한 ‘알뜰배달’에 대한 문제점도 나왔습니다. 배달플랫폼노조 김정훈 배민분과장은 “알뜰배달은 여러 배달을 동시에 처리하는 서비스”라며 “배달의민족은 새로운 요금체계를 적용했다고 하는데, 결국 기본배달료는 3천 원에서 2200원으로 삭감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안범요 배달플랫폼노조 우아한청년들지회 사무국장은 “세기빌딩과 B마트 구성원들은 주 5일 40시간 업무에 스케줄에 따라 익일 새벽까지 근무하기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노조는 오는 2023년 4월 27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이 결렬되면 5월1일 집회와 오토바이 행진, 5월5일 어린이날 경고파업, 소비자 ‘주문파업’ 동참운동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노조는 파업이 예정된 2023년 5월 5일 소비자들도 ‘주문 파업’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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