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대인기피증을 부른 악마의 편집. 가수 허찬미가 숨겨왔던 마음고생을 전했다.

2일 MBC ‘세치혀’에선 허찬미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날 ‘세치혀’ 무대에 오른 허찬미는 스스로를 ‘칠전팔기의 아이콘’이라고 소개했다. 그도 그럴 게 허찬미는 연습생 기간만 10년, 데뷔 문턱에서 2번이나 좌절한 아픔을 겪었던 바.

그는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심지어 데뷔 후에도 큰 위기가 찾아왔는데 경연 프로그램에 나갔을 때의 일이다. 녹음을 앞두고 목감기가 너무 심하게 걸린 거다. 자고 일어났는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서 보니 성대 결절이라고 했다”면서 Mnet ‘프로듀스101’ 출연 당시를 회상했다.

문제는 팀 경연에 나선 허찬미의 포지션이 메인 보컬이었다는 것. 그는 “인터뷰에서 ‘성대 결절이라 노래를 부르기 힘든 상황’이라고 살짝 어필을 했고 팀원들에게도 파트를 새로 나누자고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포지션을 바꾸지 못한 채 무대에 올랐고, 나는 음이탈을 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내 실수다. 프로답게 무대를 완성하지 못했다”고 자조한 그는 “한편으론 연습과정이 다 찍혔으니 나의 이런 모습이 조금은 비춰지길 바라며 본방을 기다렸다. 심지어 온가족이 함께 방송을 시청했는데 깜짝 놀랐다. 화면 속에 나는 우기고 우겨서 메인보컬을 따냈지만 무대에서 음이탈을 낸 욕심쟁이가 되어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음이탈 장면이 3번이나 리플레이 되고 방송이 끝난 탓에 집안엔 정적이 흐르고 울음바다가 됐다”는 것이 허찬미의 설명.

후폭풍도 거셌다. 허찬미는 “그때 포털사이트에 내 이름을 검색하면 ‘허찬미 인성’이란 키워드가 연관 검색어로 떴다. 5주간 검색 1위도 기록했다”면서 “사람들을 만나기 두렵고 무서워지더라. 대인기피증 때문에 1년 정도는 방에서 암막커튼을 치고 어둠 속에서 살았다”라며 당시의 마음고생을 전했다.

이어 “내가 밥도 안 먹고 방에서 나오지 않으니까 어머니가 30분에 한 번 씩 방문을 열어 잘 있는지 확인하곤 했다. 혹시라도 내가 나쁜 마음을 가질까봐 그랬던 거다. 어머니한테 너무 죄송하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프로듀스101’은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시리즈로 제작됐으나 이후 조작 사실이 밝혀지며 파문이 인 바.

허찬미는 “해당 프로그램이 뉴스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많은 분들이 내가 악마의 편집에 당했다는 걸 알아주셨다. 그 응원과 격려 덕분에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었다”면서 희망 찬 현재를 덧붙였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세치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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