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훈련사인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 부부가 네이버웍스를 이용해 직원들의 메시지를 무단으로 열람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해당 기능을 악용해 개인정보 침해를 할 가능성도 있지 않느냐는 우려가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다른 업무용 협업툴(메신저) 서비스에도 해당 기능이 탑재됐는지 여부에 관심이 이어진다.

네이버웍스 메신저 화면. / 네이버웍스
네이버웍스 메신저 화면. / 네이버웍스

업무툴 업체들, 감사 기능 지원 여부 제각각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부 업무용 메신저 서비스의 경우, 관리자 기능 중 하나로 감사 기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용 메신저란 카카오톡, 라인 등 개인 메신저 서비스가 아닌 기업에서 유료로 구매해 도입한 기업용 메신저를 말한다.  

이런 업무용 메신저에는 관리자 기능이 탑재돼 있는데, 일부 업무용 메신저는 관리자 기능을 통해 직원들이 게시판, 메시지, 메일 등에서 활동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네이버웍스, 팀즈, 두레이 등 일부 서비스는 관리자 메시지 감사 기능을 지원한 이유로 보안 문제가 발생했을때 증거 확보를 위한 대비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보안과 감사 업무를 위해 관리자에게만 특정 권한을 부여해 영업기밀 유출 우려 등을 예방하도록 조치했다는 것이다.

다만 관리자가 메시지를 열람하려면 사전에 전 구성원에 동의 절차를 거칠 것을 약관 등을 통해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웍스를 관리하는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이용약관을 통해 사전에 구성원의 동의를 얻을 것을 명시하고 있다”며 “만약 사전 고지를 하지 않고 무단으로 열람했을 경우엔 업무툴을 쓰는 회사의 책임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메시지 감사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업체는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침해 이슈 등 잠재적 갈등요인을 고려해 해당 기능을 넣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시지를 감시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사전에 고지를 안하고 업무툴을 활용하게 하는 회사가 많은데다 구성원이 사전에 관리자 열람에 동의했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했을 때도 있다”며 “이렇게 되면 향후 개인정보 침해 등 잠재적 갈등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전문가 “업무툴 특성상 생활 침해 위반 논하기 어려워”

일부 업무툴의 메시지 감사 기능 지원 기능을 놓고 사생활 침해 가능성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업무툴의 기본 속성이 업무 용도에서 쓰인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할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흥엽 변호사는 “사전에 관리자가 볼 수 있다고 알려진 상태에서 메시지 열람을 했다면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고 문제가 되지도 않는다”며 “관리자 측에서 사전에 공지를 하지 않고 업무용 메신저를 열람했다면 분쟁의 소지는 있으나, 이것 또한 법 위반이라고 말하기에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 애매하다”라고 말했다.

카카오톡, 라인 등과 같은 일반 메신저가 아닌 업무용도로 쓰이는 메신저라는 특수성이 개인정보보호, 사생활 침해를 언급하기 애매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업무용 메신저는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는 것을 전제하고 있는데 이 공간에서 나눈 사적 대화를 열람했다는 것을 두고 사생활 침해 등 법적 위반 여부를 논할 논쟁 이슈가 되지 않는다”라며 “직원들도 사전에 업무용 메신저는 관리자가 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써야하며, 사적인 얘기를 할 수 있는 카톡 등과 같은 공간도 있는 만큼 업무 외 얘기는 다른 대체수단을 활용하는 것을 권장한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다만 정부에서 향후 룰을 만들어 업무툴 열람시 사전 고지를 의무화하지 않으면 제재할 수 있는 처벌 규정을 신설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마련할 수는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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