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설의 전당은 과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런 업적을 뒤로 하고 계속 나아가기 위해 앞으로 있을 경기에 집중하겠다” 

‘페이커’ 이상혁은 전설의 전당이란 명예로운 자리에 올랐음에도 앞으로 만들어갈 미래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지난 6일 서울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이상혁의 전설의 전당 헌액식이 진행됐다.

월드 챔피언십 4회 우승, MSI 최초 연속 우승, LCK 10회 우승, 메이저 국제대회 통산 100승, LCK 통산 3000킬 등 리그 오브 레전드의 모든 기록이란 기록을 휩쓴 이상혁이 전설의 전당 초대 헌액자가 되는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뛰어난 컨트롤과 게임의 판도를 뒤집는 클러치 플레이를 만들어 내는 능력은 이상혁의 가장 큰 장기이며, 역대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해외팬들은 이상혁의 이런 경이로운 경기력에  ‘불사대마왕’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전설의 전당 투표인단은 이상혁이 국제 대회와 지역 대회에서 가장 많이 우승한 선수라는 성과 이외에도 e스포츠에 대한 전반적인 기여도까지 감안해 초대 헌액자로 선정했다. 

‘페이커’ 이상혁. /이윤파 기자
이상혁의 전설의 전당 헌액을 축하하기 위한 이날 행사엔 T1 선수단을 비롯해 오상헌 라이엇 게임즈 아시아태평양 이스포츠 총괄, 이정훈 LCK 사무총장,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대표 등 여러 귀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행사의 진행은 전용준 캐스터가 맡았다.

행사에선 귀빈들 축사를 시작으로 이상혁을 위해 제작된 특별 영상이 상영되며 관심을 모았다. 특히 메르세데스 벤츠는 이상혁을 형상화한 아트워크와 특별 제작한 메르세데스-AMG SL 63 4MATIC+의 자동차 키를 선물했다. 이외에도 전설의 전당 유니폼과 트로피가 페이커에게 전달됐다.

이상혁은 행사 1부에서 전용준 캐스터와 윤수빈 아나운서와 함께 토크를 진행했고, 2부에선 기자들과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다. 이상혁에게 전설의 전당에 오른 소감과 함께 지난 선수 생활을 돌아보고 앞으로 이어갈 커리어에 다짐을 들을 수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페이커’ 이상혁. /김동욱 기자
– 전설의 전당 헌액식을 진행하는 소감은?

얼마 전부터 되게 전설의 전당 때문에 많이 화제였고, 그때부터 되게 감사했는데 또 이렇게 좋은 자리 만들어주셨고, 또 오늘 날짜나 공간이 되게 의미 있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

– 메르세데스 벤츠 자동차를 비롯해 아트웍, 헌정 스킨까지 페이커 선수의 품격에 맞는 기념품을 받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저도 처음에 이렇게 많은 것들이 준비됐을 줄 몰랐는데 계속 볼 때마다 뭐가 새롭게 나오는 것 같아서 놀랍고 너무 감사하다.

– 선물로 받은 차 첫 시승 때 조수석에 누굴 태울 생각인지?

누굴 태우고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진 않지만, 서머 시즌 때 캐리해주는 사람 태워주면 좋을 것 같다

– 수많은 기록을 세웠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기록은?

저는 기록이 그렇게 중요한 사람은 아니다. 그래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록의 기준은 많은 분들이 얼마나 좋아해 주시느냐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작년 월즈 우승할 때 정말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시고 도와주셔서 기억에 남는 것 같다.

– 본인 어록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작년 월즈 때 했던 멘트들이 되게 좋았던 것 같다. 그중에서도 “네 번째 우승은 저희 팀을 위한 것입니다”가 좋은 것 같다.

– 선수 생활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앞구르기 하며 입장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요즘은 그런 퍼포먼스를 잘 안 해서 그땐 어떻게 그렇게 했나 싶기도 하다.

– 평정심을 유지하고 멘탈 케어를 하기 위한 방법은?

일단 명상이 제일 좋다. 그리고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선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논문 같은 것도 많아서 그런 거로 공부를 많이 한다.

– 슈퍼스타의 삶, 좋은 것도 있고 불편한 것도 있을 텐데 어떤 느낌인가?

e스포츠 시장이 커지고 관심도도 많아지며 길에서도 많이 알아봐 주시고 하는 게 되게 저는 감사하고, 기자분들도 저를 보기 위해서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다. 때로는 불편하기도 하지만 저는 감사한 마음이 훨씬 큰 것 같다.

– 전설의 전당 헌액 기념 아리와 르블랑 스킨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직접 봤는데 스킬 모션도 좋아서 아리 유저들이 좋아할 것 같다. 저도 스킨 제작 과정에 어느 정도 참여를 했기 때문에 좀 뿌듯한 것 같다.
‘페이커’ 이상혁. /이윤파 기자
– 본인의 시그니처 포즈는 ‘따봉’인가 ‘쉿’인가?

요즘은 ‘쉿’을 팬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해외에서도 많이 좋아해주셔서 많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지금까지 많은 챔피언을 사용했는데 가장 애정이 가능 챔피언은?

개인적으로 아지르를 많이 플레이해서 애정이 가면서도 사실 엄청 애정이 가지는 않는다. 다양한 챔피언을 플레이하는 걸 좋아하지만, 그래도 아지르를 많이 했으니 최애챔으로 하겠다.

– 이전엔 오리아나를 근본챔이라 골랐는데 아지르로 바꾼 건가?

최애챔은 아지르지만, 근본챔은 오리아나가 맞다

–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처음엔 돈을 많이 벌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처음 데뷔했을 때 월급을 200만 원씩 줘서 좋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것보다는 팬 분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게 되게 쉽지 않은 일이면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팬 분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은 게 동기부여다.

– 페이커 선수의 할머니가 게임을 잘 아는 모습이 화제였는데, 요즘도 조언이나 훈수를 두시나?

요즘엔 조언이나 훈수를 남기진 않으시지만, 문자로 운수 좋은 하루 되라고 메시지를 남겨주시거나 예쁜 꽃 사진 보내주신다.

– 선수 생활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은사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은사는 ‘꼬마’ 김정균 감독님이라고 생각한다. 데뷔했을 때부터 감독님과 같이 활동했고 행동 하나하나에 많이 영향받고 많은 걸 터득한 것 같아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라이벌은?

종목 특성상 라이벌이 자주 바뀌다 보니 고르기 어려운데, 최근에는 젠지와 티원이 국내 무대에서 많이 만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상대로 만나는 쵸비 선수, 그 외에 많은 선수들이 다 라이벌이다.
‘페이커’ 이상혁. /이윤파 기자
– 선수 생활 중 가장 인상 깊은 팀 동료들은?

지금 팀원들과 가장 오래 생활하고 있는데, 오랫동안 같이 하다 보니 정도 많이 들고 올해 되게 많은 걸 해보고 싶다.

– 전설의 전당 헌액자로 맞이하는 첫 시즌인데 기분이 어떤지?

이번 전설의 전당은 과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있을 대회들은 과거의 대회와 별 상관없고, 매 시즌 새로운 길을 닦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런 업적을 뒤로 한 채 계속 나아가기 위해 앞으로 있을 경기에 집중하겠다.

– 어떤 생각으로 프로게이머 데뷔를 하게 됐나?

데뷔 당시에는 프로게이머로 데뷔했는데 실패한다면 학업과도 병행이 안 되기 때문에 엄청 위험한 직업이었다. 그래도 프로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은 프로게이머라는 경험은 누구나 해볼 수 있는 경험이 아니고 혹시 실패하더라도 되게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 경험에 높은 가치를 두고 프로에 도전했다.

– 사우디에서 열리는 e스포츠 월드컵의 의미는?

사우디는 처음 가보는데, 사실 사우디의 이미지 때문에 돈에 많이 관심이 집중되는 것 같은데 그것보다는 e스포츠가 되게 성장하는 과정을 목격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런 점에서 사우디의 분위기도 느끼고, 새로운 대회 자체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재밌을 것 같다.

– 타 스포츠와 비교했을 때, 현역 선수가 이런 전설의 전당 같은 곳에 오르는 건 매우 드문 일인데 이에 대한 생각은?

게이머의 삶을 살다 보니 다른 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기가 어렵다. 이번이 되게 이례적인 사례라고는 들어서 많이 생각해 봤는데, 아직까진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는 그만큼 저를 되게 많은 분들이 인정해 주셨다는 것이기에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페이커’ 이상혁. /김동욱 기자
– 본인은 선수로서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저는 지금까지 되게 잘했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는 미숙하기도 했고 생각하는 것도 지금이랑 많이 달랐다. 그런 면에서 많이 성장한 것 같아서 되게 만족스럽다.

– 앞으로 페이커의 10년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시련이 있겠지만, 그런 것들을 이겨내는 것 자체가 되게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 생활이 잘 되기만 할 수는 없다. 결국 앞으로의 10년 동안 계속해서 길을 모색하고 달성하는 게 작년부터 계속 목표였다. 그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열심히 할 것 같다.

– 페이커에게 리그 오브 레전드란?

10년 넘게 선수 생활을 했는데. 10년이 이제 많은 분들이 좀 길다고 얘기하시지만 저는 짧다고 생각한다. 인생이 길기 때문에 그런 짧은 순간에 이렇게 의미 있는 경험을 하는 게 저는 너무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삶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된 게 바로 롤이라고 생각해서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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